일상/요리

멸치국수 (잔치국수)

krumm 2008. 10. 22. 22:57

 토요일에 간만에 꽤나 술을 많이 마셔버려서..
 폭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요일에 일어나서 입에서 진동하는 싸구려 데낄라 냄새 때문에..
 그 날 하루 종일 해장국 삼아 멸치국수만 먹었습니다.

 여기서 제 만들 수 있는 국물이래봐야 멸치국물에
 된장국이나 감자국이 전부라서 (콩나물 못 구함)
 
 그래도 한국사람이 해장하려면 국물!!이란 생각은 들고
 밥하고 반찬하기는 귀찮고 그래서 오후 3시까지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귀차니즘이 배고픔과 속쓰림에 굴복.
 멸치국물부터 내서 만들었지요. 
 (그래도 오후 3시에서 침대에서 나온 주제에...)

  국물 내기는,


 1. 일단 찬물에 멸치 3~5개 정도와 다시마 1조각을 냄비에 찬물과 함께 담가 둡니다.

 2. 각종 야채를 꺼내고 다듬습니다. (칼질은 나중에)

 3. 국간장을 한숟갈 정도 풀어 밑간을 하고
각종 남은 야채 (파뿌리, 마늘, 고추 등등 없으면 없는데로 있으면 있는데로)를 넣어
 센불이나 중간불로 가열 시작. (멸치국물 준비이죠)

 4. 야채를 썰어서 준비합니다.
 감자와 호박은 반달 모양이나 120도 중심각의 부채꼴 형
(크기에 맞춰 적절히. 호박은 자연적으로 중심선이 있어서 120로 삼등분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양파는 손가락 길이
 고추는 세로로 반으로 가른다음 가늘게 저며내고
 파는 비스듬히 칼집을 주어 길쭉길쭉하게 썰어냅니다.
( 이미 감자와 양파는 국물 속에)

5.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를 제거하고 감자를 넣습니다.

6. 감자가 반쯤 투명해지면 멸치도 제거하고 호박과 양파를 넣습니다.
(양은 냄비는 호박까지 넣은 멸치국물이 끓고 있고
 큰 냄비에는 소면용으로 물을 끓이는 중입니다)

 7. 호박이 투명해진듯 익었다 싶으면 고추가루를 좀 풀면서 파와 고추도 넣습니다.
  이 때 간장을 더 넣고 간을 취향따라 맞춰줍니다.

 8. 마지막에 계란까지 적당히 풀어주면 끝.

 뭐 결국 리하면 대충 순서맞춰서 썰어넣어서 끓이면 됩니다.
 다만 야채별로 익는 속도가 다르니까 너무 뭉그러진 야채를 먹기 싫다면 순서가 좀 중요하긴 해요.

 국수는 그냥 끓는 물에 소금 풀어서 적당히 삶아내면 됩니다. 5분정도 삶던가..
 소면은 아무튼 순식간에 익습니다.
아, 우리나라식 국수는 삶은 뒤에 찬물로 한번 헹궈내면 더 쫄깃하니 맛있죠.


 그래서 완성된 잔치국수..


 이 뭐 잡탕도 아니고 ㄱ-

 거참.. 어떻게 해야 보기도 좋은 음식이 될까요..
 요즘들어 하는 음식마다 보기엔 영 이상하네요..
 사진도 잘 안나오고...

 하지만 역시 맛은 최고 ㅠㅠ
 타향에서 먹는 한국의 맛은 언제나 행복하답니다. 후훗.

 같은 국물 레시피로 수제비도 만들어먹고
 그냥 국물만 가지고 밥이랑 같이 먹기도 하고..
 쨌든 한국음식으로는 기본레시피죠..

 간 맞추는 방법과 몇가지 재료만 빼고 더하면 된장국이나 된장찌개가 되기도 하구요..
 큰 맥락은 얼추 비슷하달까요.

 한식 아니면 배탈이 잘 나는데다가,
 저는 국물없이는 밥을 잘 못 먹어서
 진짜 멸치랑 다시만 없으면 생존하기 힘들어요. ㅎㅎㅎ


 덧. 왜 멸치국수는 잔치국수일까요?? 
 결혼식날 국수 말아먹는 그 국수이기 때문??

 그래도 잔칫날 아니어도 그냥 저냥 일상적으로 해먹을만한 간단한 음식인거 같은데..
 예전에는 국수면발 만드는 일이 큰일이었을까요??